London Eye, 100 x 130cm, 2007, Archival pigment print
김선회 Kim, Sun-hoe
현. 홍익대학교 산업미술 대학원(사진 디자인), 용인대학교(시각디자인) 출강
2008 MA in Photography & Urban Culture, Department of Sociology,
Goldsmiths College, University of London 졸업 (London, U.K.)
2001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
사진디자인전공 졸업(서울)
1997 대구예술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졸업 (경북 칠곡군)
1995 신구 전문대 사진과 졸업(경기도 성남시)
단체전
2008 ‘4482(Exhibition of emerging Korean artists in London)’, Barge House (London)
2007 ‘Mise-en-scene’, Candid Arts Trust (London)
2005 광복 60년 기념 사진전, 광화문 갤러리(서울)
2003 ‘풍경이다’展, 조흥은행 갤러리(서울)
2003 Photographers Asia 2003 -Heart to Ecology (일본 나고야), 주한일본문화원(서울)
2001 19 photographers with calm land(일본 후쿠오카)
2000 풍경과 장소-유토피아&아토피아, 경기문화예술회관(수원), 과천시민회관(과천), 평택남부문예회관(평택)
고요한 나라 2000, 대안공간 풀(서울), 051갤러리(부산)
1999 고요한 나라2, 신세계 갤러리(광주)
고요한 나라2, 사이 갤러리(서울), 아트힐 갤러리(부산),
Postphoto, 나 갤러리(서울), 올리브 갤러리(서울)
1996 젊은 바람전, 대구문화예술회관(대구)
작품 이미지
Finding Sun in the City 전시서문
김선회의 신작 Finding Sun in the City는 표면적으로, 낯익은 런던의 관광명소들의 배경과 함께 누구나 한번쯤 모델이 되었을
법한 평범한 관광사진의 일상적 풍경을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사각의 프레임 안에 존재하는 익숙한 사물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셀프 포트레이트 형식을 빌려 작가 자신을 사진 속에 배치시킴으로써 작가본인의 감정을 배제한 중립적인 시각으로, 그 평범한 일상적 이면에 내재한 또 다른 현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영국유학생활의 경험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Finding Sun in the City에서 작가는 런던에 거주하고 있으나,
사회,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작가 본인의 문화 정체 그리고 전지구화가 가져온 문화적 다양성의 수용에
대한 의문들을 작가가 작가자신을 둘러싼 대상과 그 환경 속에 던지고 있다. 동시에 작가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을 통해 다양한 시공간을 표출함으로써 그 공간 속에 존재하는, 각기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사회 문화적 요소들을 작가의 시각으로 재 구성하였다.
김선회는 디지털 사진의 비약적인 발전과 보편화에도 불고하고, 전통적인 사진 프로세스를 고집하면서 섬세한 회화적 측면이 강조된 사진의 미학적 리얼리티를 표현해 왔다. 작가의 이러한 특성들은 이번 작업에서 기존에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사진적인 익숙함과 진부함에 대한 개념적인 의문들과 함께 런던이라는 다문화적 공간에서 파생되는 다층적 의미구조 안에서 새로운 시각적 기호들을 통하여 확장되어 재 조명 되고 있다.
다소 진부해 보일 수 있는, 또는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지극히 건조한 Finding Sun in the City 속의 런던의 흑백 풍경들은, 그의 작업에서 자주 보여지던 절제적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이미지들과는 차별화 된다. 작가는 사각의 틀 안에 부동자세의 작가자신을 런던풍경 사진의 일부로 포함시키는 상징적이고 알레고리적 요소로 배열한다. 이 단순한 행위를 통해 작가는 그의 시각으로 관찰된 런던이라는 시공간 그리고 사각 프레임 속에서 그 시공간을 향한 작가 본인과 그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 나아가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관객의 시선으로 관찰되는 촬영된 피사체, 또 이 모든 것들을 주시하는 또 다른 시선들을 주목함으로써 다층적 삶의 요소들을 바라보는 의도된 이중적이고 암시적인 작가의 시선을 극대화 하고 있다.
Finding Sun in the City는 이러한 시선들을 지각과 소통을 통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을 관람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시각적 긴장감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작품을 자세히 관찰함과 동시에 반복적으로 사진 배경 속 에서 발견되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작가는 관객들에게 단순히 런던이라는 이국적인 풍경의 동경이 아닌, 익숙하지만 때로는 낯선 도시 속의 일부로의 자신이 어떻게 지금의 순간을 구성하고, 현재성을 인식하고 있는지를 재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전지구화 시대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시각체계로 재 정립된 도시의 사진이미지들이 생산해내는 새로운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고 있다. 권정민 (국제갤러리 큐레이터)
Finding Sun in the city 작가노트
근대 이후 인간이 만들어 온 모든 생산적 가치와 물질적 재화를 동시에 담고 있는 유일한 공간은 도시다. 봉건시대의 폐막과 함께 몰려 온 사람들은 도시에서 생활하며 투쟁하고, 또 생산하며 죽어갔다. 이러한 도시적 삶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끊임 없이 역사적 퇴적물을 만들어 왔다. 그래서 도시는 반복적이다. 또한 그 퇴적물 위에서 사람들은 살아 남기 위하여 쉼 없이 새로운 생산력을 만들어 왔다. 이런 점에서 도시적 시간성은 직선적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도시는 역사적인 동시에 현대적이며, 보수적인 동시에 진보적이다.
도시의 역사성과 현대성을 물질적으로 재현해 주는 것은 대부분 특별한 거리와 건물로 이루어진 ‘장소’다. 도시 현지 거주자들이 일상적인 삶을 이어 나가는 곳을 무균질한 의미의 ‘공간’이라고 한다면, 그 도시의 정체성이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것은 ‘장소’를 통해서이다. 오직 역사적/현대적인 장소만이 도시의 정체성을 재현한다. 산업혁명 이후 수 많은 자본주의 역사적 퇴적물이 쌓여 있는 런던과 기라성 같은 세계적 건축 기술의 현대성이 쌓여 있는 두바이가 완벽하게 다른 도시인 이유도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그래서 런던과 두바이 모두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지만 그들이 기대하는 장소는 사뭇 다르다. 그리고 장소는 그 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기념사진의 배경을 제공한다.
세계를 여행하는 관광객은 사진기를 들고 역사적이거나 현대적인 장소를 수집하러 다니는 ‘이미지 채집가’다. 그들의 사진기 안에는 수 많은 도시의 명소가 그들과 함께 담겨 있다. 그들은 도시를 탐험하면서 그 증거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행여 카메라를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관광은 무효가 되어 버린다. 그 증거를 상실한 관광은 인간의 기억력이 가지는 한계치 안으로 미끄러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적 의미의 관광은 사진을 통해 완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본 작업 ‘Finding Sun in the city’는 도시의 역사적 장소와 그 장소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모두 관광사진의 형식을 빌려왔으며, 그 대상은 런던의 주요한 역사적 장소들이다.
런던은 많은 관광객들에 이국적 정취를 선사해 주는 곳이다. 그래서 런던은 그 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도시라기 보다는 그곳을 관광지로 동경하는 사람들의 ‘장소’다. 그 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런더너들 조차 이국적 취향의 대상일 뿐이다. 관광
객의 외부적 시선이 거주민을 타자로 만들어 버는 것이다. 이제 근대적 의미의 관광은 도시라는 장소에서 주체와 타자의 자리까지 바꿔 버렸다. 그리고 그곳에 도시의 새로운 시선체계를 완성하고 증명하는 사진이 있다.
하지만 이곳 런던에서 약 2년간 유학생활을 한 나는 그곳의 거주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광객도 아니었다. 거주자라고 하기엔 머문 기간이 너무 짧았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완벽하게 다른 삶을 살았다. 그렇다고 관광객이라고 하기엔 2년이라는 시간은 런던을 너무 친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지난 2년간의 런던 생활을 거주자도 아니고 관광객도 아닌, 둘 사이에 낀 애매한 이방인의 정체성으로 보낸 시간이었다. 하지만 관광객도 아닌 외국인이 낯선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이방인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흔들리는 정체성 때문이었다. 그래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영국에서 살면서 그 어느 장소에서도 편안함을 찾긴 힘들었다. 가끔씩 관광을 위해 찾아 온 친구들과 런던의 ‘장소’를 채집해 갈 때 조차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어떨 때는 공간에 대한 불쾌감으로 혹은 정체성에 대한 긴장감으로 다가 왔다. 셀프 포트레이트는 이렇듯 역사적 도시 런던에서 낯설지만 또 한편으로는 익숙해져 버린 이방인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차용한 형식이다.
본 작업은 여러 런던의 여러 역사적/현대적 장소들을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물 안 어딘가에는 그곳에 ‘직접 존재 했었음’을 증명하는 내가 있다. 그래서 이번 사진은 기록인 동시에 기념이다.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 본 런던의 이미지는 기록인 셈이고, 그 기록의 장소에 나 자신을 세운 것은 이방인의 순례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거주인의 일상과 여행객의 관광은 이방인의 순례와 사뭇 다르다. 결국 현지인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나 자신은 또 다른 타자로서 존재했던 것이다. 유명한 장소에서 많은 여행객과 현지인들 사이에 뻣뻣한 자세로 숨어 있는 나는 지난 2년간 런던에서 살아 온 이방인의 모습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본 작업은 타자의 시각으로 본 한 도시의 이미지이며 동시에 타자로서 느낄 수 밖에 없었던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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